그날의 전화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을 때, 저는 무언가 좋지 않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매년 해오던 정기검진이었고, 아내는 늘 건강했기에 이번에도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터라 그 순간이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유방암 1기입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귀에서는 이명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초기 진단과 희망의 빛
다행히도, 의사 선생님께서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함께 전해주셨습니다. 종양의 크기가 7밀리미터로 매우 작고, 소위 ‘얌전한’ 유형이라고 합니다. 의학 용어로는 저등급(low grade) 종양이라고 하네요. 이는 성장 속도가 느리고 공격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1기 판정이라는 것은, 그만큼 조기에 발견되었다는 뜻입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 정도 단계에서 발견된 유방암의 완치율은 매우 높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조금씩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전하기
진단 소식을 아내에게 어떻게 전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제 표정만 보고도 이미 짐작한 듯했습니다. 오히려 저를 위로하더군요.
“우리가 일찍 발견한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이제 치료만 잘 하면 되죠.”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아내는 강인했습니다. 하지만 밤늦게 혼자 핸드폰으로 유방암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도 역시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치료 계획
의사 선생님께서 세워주신 치료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술: 종양이 작아 유방보존술이 가능합니다. 전체 유방을 제거하지 않고 종양과 그 주변 조직만 제거하는 수술이라고 합니다.
- 방사선 치료: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할 수 있다고 합니다.
- 호르몬 치료: 종양의 특성에 따라 장기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항암치료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주변의 반응과 지지
가족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을 때,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었죠. 장모님께서는 바로 우리 집으로 오셔서 집안일을 도와주시겠다고 하셨고, 처형은 항상 연락하며 필요한 것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회사에도 상황을 알렸습니다. 다행히 팀장님께서 매우 이해해주시고, 필요할 때마다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습니다. 동료들도 힘이 되는 말들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일상의 변화
cancer라는 단어가 우리 가족의 일상에 들어온 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식단부터 생활 패턴까지, 모든 것을 재점검하게 되었죠. 아내는 항암식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저는 집안일을 더 많이 돕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시간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된 것일 겁니다.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순간들이 얼마나 귀중한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희망을 가지고
의학의 발전으로 유방암은 더 이상 예전처럼 두려운 병이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조기 발견된 경우에는 완치율이 매우 높다고 하니,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이 여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도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희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우리 모두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정기검진의 중요성
이번 일을 겪으며 정기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아내는 매년 빠짐없이 검진을 받아왔고, 덕분에 초기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정기검진을 미루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치료라는 말씀을 꼭 기억해주세요.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우리 가족의 투병 일기를 기록하려고 합니다.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희망적인 순간들도 많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마치며
아내에게.
당신은 내가 아는 가장 강인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함께라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여정이 때로는 힘들고 두려울 수도 있지만,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도움이 되는 정보
- 국가암정보센터: 1577-8899
- 한국유방암환우회
- 지역 암센터 지원 프로그램
- 암 환우 영양 정보
- 암 환자 경제적 지원 제도
기억하세요: 모든 여정은 다르지만, 홀로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